2026년 8월 25일 화요일

미국은 왜 유럽을 무시할까? ‘혈맹’이었던 그들이 갈라서는 냉혹한 이유

 프랑스의 대표적인 세계적 지성인 **에마뉘엘 토드(Emmanuel Todd)**는 저서 『서양의 패배』와 일본의 종합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기고·대담 등을 통해, 현재 미국 리더십이 유럽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의 '동맹'이 아닌 **'노골적인 증오와 모욕'**으로 변했다고 강하게 경고해 왔다.

 "미국은 매일 눈앞에서 유럽을 모욕하고 증오하고 있다. 더 무서운 점은, 유럽을 가장 냉정하게 경멸하는 이들이 밴스 부통령 같은 '이성적이고 지적인 우파 엘리트'들이라는 사실이다."

도대체 수십 년간 '혈맹'이라 불리던 미국과 유럽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미국은 왜 유럽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유럽은 왜  "아빠"라는 비굴한 단어까지 써가며 트럼프의 기분을 맞추려 애쓰는 걸까?

1. 유럽의 무임승차는 끝났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에게 유럽은 '소련에 맞서 함께 가치를 지켜내야 할 핵심 우호국'이었다. 미국은 막대한 세금을 들여 안보 우산(NATO)을 제공했고, 유럽은 그 덕분에 국방비를 아껴 화려한 복지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시각은 180도 달라졌다. 미국은 유럽을  "스스로를 지킬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서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서 꿀만 빨아먹는 무임승차자(Free Rider). “ 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더 이상 유럽을 '보호해야 할 동맹'으로 보지 않는다. 그동안 미국이 안보를 제공해주며 키워놓은 실익을 거두어들여야 할 농경지(시장) 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안보 비용을 직접 내라며 NATO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미국산 무기와 고가의 LNG(액화천연가스)를 강제로 사게 만들며, 유럽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때렸다.  

2. 유럽은 쇠퇴하고 실패한 체제다
미국의 신보수주의 엘리트들은 유럽의 주류 정치를 **'PC주의(정치적 올바름)와 관료주의에 빠져 자멸해 가는 실패한 체제'**로 규정한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과도한 이민 정책을 강행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선출되지 않은 무능한 브뤼셀 엘리트들의 독재에 불과하다는 비판입니다.

그렇기에 밴스 부통령 같은 인물들은 감정이 아닌 철저하게 이성적인 계산하에 유럽을 '닮지 말아야 할 실패한 모델'로 낙인찍고 냉대한다. 

3. 우리의 진짜 타깃은 아시아(중국)
지정학적 우선순위의 이동도 결정적이다. 미 국방부의 핵심 전략가들은 21세기 세계의 패권과 자본, 기술의 중심이 더 이상 유럽(러시아 전선)에 있지 않다고 본다. 미국의 사활이 걸린 진짜 라이벌은 **아시아-태평양의 중국** 이라고 생각한다. 

" 돈과 미래의 힘이 집결하는 아시아로 병력과 자산을 집중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쇠퇴해가는 유럽의 지역 분쟁에 미국의 피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가?"라는 냉소가 미국 지도층 전반에 깔려 있다. 지정학적 가치가 떨어졌으니, 자연스럽게 유럽을 향한 눈빛이 차가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이 유럽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모습은 단순히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강대국의 선의나 동맹이라는 신화에만 의존하는 국가가 스스로 지킬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 어떤 모욕을 겪게 되는지, 냉혹한 국제정치의 쌩얼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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