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8일 화요일

일도 싫다 직장도 싫다

일본 경제가 최고로 잘 나가던 시절,


일본 제품은 우수한 품질과 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을 휩쓸었다.  소니 워크맨을 비롯해  ‘메이드 인 재팬’ 은 명품으로 통했다.  이런 우수한 품질은  모두 일본 근로자들 덕분이라는 것이 그  당시 상식이었다.  일본 노동자들은 근면 성실하고, 자기 일에 정성을 다할 뿐 아니라, 애사심도 강하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그 때 일본 노동자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했을까?  또 직장에서 행복을 느꼈을까?

일도 싫다, 직장도 싫어! 
1989년 일본 노동자와 미국 노동자를 비교한 기념비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금 일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미국 노동자는 34%가, 일본 노동자는 1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불만족이라는 대답은 미국 4.5%, 일본 15.9%였다.  만족은 2분의 1에 불과하고,  불만족은 미국보다 3배가 넘었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미국인이 일본인보다 약간 앞섰다.

일본이 최고로 잘 나가던 시절에 일본인은 자기 일과 직장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 노동자가 더 만족하고, 회사에 더 충성을 하고, 보람을 더 많이 느꼈다. 

일본인은 장인정신을  갖고 있고, 목숨바쳐 열심히 일하고, 회사에 충성을 바친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 이 조사는 그런 상식을 뿌리째 흔들어버렸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일본인들은 자기 일에 만족하고 있을까?
지금도 아니다2014일본인의 직업 만족 지수는 바닥이다. 세계 평균에도 못미친다. 또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원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주위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을 만큼 자기 회사를 좋아할까?  그것도 밑바닥이다.  자기 직장을 아주 싫어한다.

왜 근면 성실하다고 알려진 일본인들이 자기 일을 싫어할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일본인이 직장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감추어진 일본 사회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회사, 토요다 근로자는 이렇게 폭로했다. 
“토요타 회사 시스템은 엄격하다기 보다 전체주의, 파쇼 체제다” ....  "토요다에서는 작업장을 외부와 격리시키고 근로자에게 세뇌 교육을 하며, 규율이 엄격했고,  지시에 절대 복종을 강요했다 " .....   "상사의 말에 대해 자기 의견을 말하면  ' 너 공산당이냐! ' 고 윽박지른다"....   --  < 토요다의 어둠 >
토요다의 어둠 

1. 일본의 초우량 기업이라는 토요다는 사실 전체주의 시스템이다.  그것은  비인간적이고 억압적이며 극단적이다. 

2. 토요타 직원에 대한 세뇌 교육은 일상화되어 있고, 사내 규율 역시 매우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개인 생활은 없다.  개인적인 이메일은 금지된다.  상사가 부하의 이메일을  감시한다. 개인적인 인터넷 사용도 금지돼 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샀다가 3개월 정직처분을 당한 사례까지 있다.

3. 살인적인 노동 시간이 근로자들을 죽음으로 몰고있다. 회사가 심야수당을 줄이기 위해 월 144시간이 넘는 잔업을 시켜 과로사한 직원의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죽기 전 남편은 밤새 일하다가 날이 밝아서야 퇴근한 적이 많았다”

토요다 근로자는  사실 노예에 가까운 존재다.  근면 성실한 것이 아니라  그냥 노예 처럼 혹사당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자유, 자율, 권리, 사생활 같은 것은 없다.   명령과 지시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로보트에 불과하다.


르뽀 작가 나카자와일본의 중년 노동자들이 겪는 노동 현실을 이렇게 폭로했다. 
" .... 그것은 악질적인 노동 현장이었다.  21세기 일본에서 이렇게 일을 시키는  직장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가난한 개발 도상국의 어린 아이를 혹사시키는  공장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거기서 노동법 무시,  감금 노동, 노예 노동이 이루어지고 있았다.... " 







이런 억압적, 강제적 노동현실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일과 직장에만족할 수 없는은 당연하다.  

그럼 옛날에는 어땠을까? 100년 전 노동 현장으로 가보자.
" 우리는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부자연스러운 부담을 지며 비이성적인 체제 아래에서 고통당한다. 인간으로서 우리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얼음처럼 차가운 아침에 공장으로 달려가고 별을 보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우리에게 인생을 즐길 틈이란 없다. 우리는 비인간적인 존재로 살아간다. "    -  1922년 노동조합 소식지  --  <일본의 재구성>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다. 1920에도 일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을 못했다 만족은 커녕 가혹한 노동 현실 속에서  노예처럼 시달리면서 고통스럽게 살았다.

일본은 오랫동안 칼이 지배하던 무자비한 사회였다.  지배계급은 폭력으로, 힘으로 백성을 지배했다.  노예나 다름없던 백성은  절대 복종해야 했고,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했다.  말을 안들으면 폭력과 이지메에 시달렸다.

이런 전체주의 시스템은  1000년 지난 지금도 거의 변하지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상명하복,   통제 감시엄격한 규율, 이지메는  아직도 일본 사회를 지배한다.  이런 비인간적인 억압 사회에서 가축처럼 일하는 일본인들이  일과  직장에서 행복을 느끼기는 어렵다.


Ref)  일본 직장인이 겪고 있는 어두운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