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7일 토요일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일본 경제가 최고로 잘 나가던 시절,  일본은  유명 골동품, 그림, 보석을 비롯해 뉴욕 록펠라 센타 빌딩등  비싼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그만큼 돈이 넘쳐나던 때였다.  그런데 일반 국민의 생활 수준은  별 볼일 없었다.  그래서  일본은 " 나라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하다 " 는 평가를 받았다.  
" 나라는 부자지만, 그 구성원들은 여전히 가난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장시간노동, 긴 출퇴근시간,  과로사, 토끼장 또는 새장과 같은 좁은  집, 열악한 노인복지,.... "   --  <부자나라 가난한 시민>
" 일본 국민의 가난한 삶과 여유없는 생활.... 혹사당하는 샐러리맨..... 개인의 행복이 없는 나라.....  허울뿐인 풍요..... " --  <부자나라 가난한 국민>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걸까?  나라가 부자면  당연히 그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도 잘사는 것이  상식인데.....  국민은 가난하다, 힘들게 산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걸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와타미라는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아보자.
와타미는 6백여  체인점을 거느린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은  매일 12시간 가량, 월 140시간이 넘는 잔업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그런데 일일 매출 목표액을 맞추지 못하면  잔업 수당이 없다.  
즉  회사는 이런 저런 이유로 잔업 수당을 갈취한다.  직원이 1000명 이라면 엄청난 돈이 회사의 이익으로 잡힌다.  회사는 갈취한 만큼 공짜로 돈을 버는 셈이다.  또 직원들은  " 회장의 이념집 외우기 " 와 같은 세뇌 교육에 시달리고,  엄격한 규율 속에서 통제받으며 일해야 한다. 당연히 이런 직장 생활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준다.

유니클로 또한 다르지 않다.
"... 관리직으로 채용되는 젊은 점장들은  몇 시간을 일하든 잔업수당이 없다.  유니클로의 월 상한 노동시간은 240시간이었지만, 증언에 따르면 월 33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신입사원의 절반이 3년 이내 이직, 휴직자의 절반이 우울증에 걸린다... 유니클로의 화려한 성공의 뒤에는 노동착취라는 그림자가 숨겨져 있다. 유니클로는 비정규직이 90%에 이르는데, 맥도널드보다도 시급이 낮고 근무시간은 길다... "
직원들 잔업 수당을 떼어먹는 기업은 부자가 되지만 .... 그만큼 직원은 가난해지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니 정신적으로 여유없는 피곤한 삶을 살게 된다.
이것은 몇몇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초우량 기업이라는 토요다를 포함해 거의 모든 기업이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일본 직장인들은 자신들을 사축이라고  부른다.  사축이란 회사가 기르는 가축을 뜻한다.   이들은 매일 잔업, 야근등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면서 잔업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한달에 200 시간 오버타임을 했다. 집에 갈 시간이 없었다.
이렇게  직원을 착취하면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러면 GDP는 늘어나고  나라는  부자가 된다.  그러나 국민의 생활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이것이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을 만든  큰 원인이다.

그런데 이런 노동 착취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에도시대 관리들은 백성을 노예 일꾼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백성은  " 살게 내버려둬도 안되고 죽게 내버려둬도 안된다 '는 것이 지배계급의 모토였다. ... 백성들이 근근이 살아갈 정도만을 허락하고 철저하게 착취했다. - <현대 일본을 찾아서>
에도시대 경제사상가 이시다 바이칸은 이렇게 말했다.
" 일하는 것은 수양을 쌓는 것이며 도를 닦는 것이다. ... 놀지마라. 할 일이 없으면 땅이라도 파라 ..... 이익이 없더라도 일하라 " 
그 당시 상점 주인들은 이시다 바이칸의 가르침을 이용하여 종업원의 월급을 깍으면서도  "나머지는 정신수양으로 생각하라"는 어이없는 말을 했고, 일과시간이 끝나도 "도를 닦으라"며 무보수 잔업을 강요했지만 해고가 두려운 약자인 종업원들은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노동자들은 무보수로 주인에게 땀을 바치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잔업 수당을 떼어먹는 전통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착취를 통해 기업과 나라는 부자가 되었지만  국민의 생활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백성은  " 살게 내버려둬도 안되고 죽게 내버려둬도 안된다 '는  지배계급의 철학이 바뀌지 않으면 ..... 앞으로도  국민은 가난하고 여유없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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